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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서가]신식차(新式茶飲)란 무엇인가 — 그리고 왜 지금 한국인가_ HEYTEA_CHAGEE_ MIXUE

이안 박(Ian Park)의 브랜드 서재 2026. 7. 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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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서가] 신식차(新式茶飲)란 무엇인가 — 그리고 왜 지금 한국인가_ HEYTEA_CHAGEE_ MIXUE

 


들어가며 — 냉장고 앞에서 무언가 바뀌었다

2026년 여름,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줄이 생겼습니다. 커피가 아니라 차 때문이었습니다. 그것도 중국 브랜드 때문이었습니다. 장원영이 언급한 사진 한 장이 돌았고, "오픈런"이라는 단어가 따라붙었습니다.

대적인 유리 빌딩이 밀집한 강남역 거리에 젊은 세대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손에는 붉은색과 흰색이 돋보이는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있으며, 배경의 전광판과 입간판에 세련된 한자와 영문 로고(HEYTEA, CHAGEE 등)가 은은하게 노출되는 트렌디한 도심의 아침 풍경.
강남역 오픈런과 신식차의 등장

 

이 현상을 단순히 "중국 버블티가 유행한다"고 읽으면 절반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에 상륙한 브랜드들이 속한 카테고리는 **신식차(新式茶飲, New-style Tea)**라는, 중국에서 약 10년에 걸쳐 완성된 완전히 새로운 음료 산업입니다. 그리고 이 카테고리의 등장은 차라는 음료의 역사 안에서도 꽤 큰 사건입니다.

 

오늘은 신식차가 무엇인지, 어떻게 탄생했는지, 왜 한국에 지금 오는지, 그리고 공차(Gong Cha)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다른지를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1장 — 신식차(新式茶飲)란 무엇인가: 개념의 정의

신식차는 전통 중국차와 버블티 사이 어딘가에 놓인 카테고리가 아닙니다. 그 두 가지를 의도적으로 재설계한 새로운 장르입니다. 중국 업계에서 통상 쓰이는 정의에 따르면 신식차란 "상급 찻잎에서 다양한 추출 방식으로 얻은 농축액을 기반으로, 신선한 우유·생크림·치즈폼·생과일 등 천연 고품질 원재료를 조합해 만든 중국식 차 음료"를 가리킵니다.

왼쪽에는 전통 도자 다관에서 맑은 우롱차가 따뜻하게 우려 나오는 모습, 오른쪽에는 투명한 테이크아웃 컵에 풍성한 치즈폼과 신선한 생과일 조각이 층층이 담긴 세련된 신식차 음료의 대비. 고급스러운 목재 테이블 위에서 아날로그적 감성과 모던함이 조화를 이루는 감각적인 스튜디오 컷.
전통 다관과 신식차의 대비

 

이 정의에서 세 가지 핵심이 보입니다.

 

첫째, 찻잎이 중심입니다. 기존 버블티(타피오카 펄 음료)는 차가 아니라 타피오카와 시럽이 중심이었습니다. 신식차는 우롱·자스민·보이·녹차 등 진짜 찻잎에서 출발합니다.

 

둘째, 천연 재료 강조입니다. 분말·파우더·시럽 중심의 구세대 버블티에 대한 반발이 신식차를 낳은 가장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ALL REAL"이 HEYTEA의 핵심 슬로건인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셋째, **즉석 제조(fresh made)**입니다. 공장에서 병에 넣어 유통하는 RTD(Ready-To-Drink)가 아니라, 주문 즉시 매장에서 만드는 방식입니다.

 

기존 음료 카테고리와의 거리를 비교하면 이렇게 정리됩니다.

 

구분 전통 다관 차 구세대 버블티 신식차

주 원료 잎차, 물 파우더·시럽·타피오카 고급 잎차 + 생우유·생과일
제조 방식 우림(淹) 파우더 혼합 즉석 추출 + 즉석 조합
장소 이미지 다실, 정적 쇼핑몰 점포 라이프스타일 공간
가격대 낮거나 높거나 낮음 중~고가
핵심 메시지 전통·건강 달콤함·재미 리얼·프리미엄·경험

2장 — 신식차는 어떻게 탄생했나: 2010년대 중국의 문화적 배경

신식차는 진공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2010년대 중국이라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이 낳은 산물입니다.

 

파우더 버블티에 대한 반발. 2000년대 중국 전역에 퍼진 버블티 체인들은 대부분 타이완식 파우더 밀크티 모델이었습니다. 저렴하고, 달고, 어디서나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 전후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저 파우더는 진짜 차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됩니다. 건강 의식이 높아진 중산층 젊은 세대가 재료의 진정성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치즈티의 등장. 신식차의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기술적 혁신은 2012년경 나타난 **치즈폼(치즈 크림 거품)**입니다. 찻잎 위에 우유·크림·소금을 거품 낸 치즈폼을 얹는 방식은, 당시 중국에서 급속히 퍼지던 커피 위의 크림 유행에서 영감을 받아 차에 적용한 것이었습니다. 짠맛과 단맛, 크리미함과 차의 쓴맛이 한 잔 안에서 공존하는 이 조합은 중국 소비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감각 경험이었습니다. HEYTEA의 전신 브랜드가 치즈티를 본격 상업화하면서, 신식차 붐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됩니다.

투명한 컵에 담긴 밝은 황금빛 자스민 티 위에 부드럽고 하얀 치즈폼 크림이 살짝 흘러내리는 순간을 포착한 클로즈업 샷. 컵 옆면에는 신선한 생과일 슬라이스가 생생하게 비치며, 햇살이 비치는 화이트 톤의 카페 바를 배경으로 시각적 청량감을 극대화한 이미지.
치즈폼과 생과일이 어우러진 비주얼

 

샤오홍슈(小紅書, 레드노트)의 역할. 신식차가 중국 전역으로 퍼진 데는 SNS의 힘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샤오홍슈는 중국판 인스타그램이자 핀터레스트로, 음식의 비주얼 소비가 가장 활발한 플랫폼입니다. 신식차 음료들은 사진 한 장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주는 비주얼—치즈폼의 거품, 생과일의 단면, 다관에서 흘러내리는 우롱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줄을 서서 마시는 인증샷이 바이럴을 타고, 그것이 다시 줄을 만드는 구조가 작동했습니다.

 

중국 Z세대의 '궈차오(國潮)' 정서. 2015년 이후 중국에서는 자국 문화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지는 궈차오(國潮, 국산 트렌드) 현상이 뚜렷해졌습니다. 중국적인 것을 세련되게 소비하는 것이 힙한 일이 되었습니다. 신식차는 이 흐름을 정확히 탔습니다. 중국 전통 차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료—그것이 신식차가 스스로 포지셔닝한 방식이었습니다.


3장 — 공차(Gong Cha)와의 비교: 세대 차이인가, 카테고리 차이인가

한국에서 밀크티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공차(Gong Cha)**입니다. 2006년 대만 가오슝에서 창업해, 2012년 한국에 진출한 공차는 현재 다국적 프랜차이즈로 성장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2017년경 공차 코리아가 공차 글로벌 IP를 역인수해, 지금 공차의 실질적 주인이 한국 법인이라는 사실입니다.

미니멀하고 정돈된 카페 인테리어 속에서 각기 다른 콘셉트의 음료들을 비교하는 듯한 구도. 깔끔한 테이크아웃 존을 갖춘 대중적인 매장 카운터와, 동양적 미학이 가미된 우드 톤의 프리미엄 티 바 공간이 나란히 연상되는 모던 비즈니스 공간의 인테리어 컷.
공차와 신식차 브랜드의 포지셔닝 비교

 

공차와 신식차 브랜드들 사이의 차이를 단순히 "세대 차이"라고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철학의 차이입니다.

 

공차의 모델은 커스터마이제이션 버블티입니다. 당도·얼음·토핑을 각자 조합하는 방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델로 빠르게 확장, 타피오카 펄 중심의 메뉴 구성—이것은 기본적으로 구세대 버블티 문화를 세련되게 정제한 것이었습니다. 공차는 버블티를 고급화했지만, 버블티의 프레임 안에 머물렀습니다.

 

신식차 브랜드들은 그 프레임 자체를 다시 씁니다. HEYTEA는 타피오카 펄이 없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메뉴의 중심이 찻잎과 생과일과 치즈폼이고, "버블티"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기피합니다. CHAGEE(차지)는 더 나아가 "차 살롱"이라는 공간 경험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은은한 간접 조명과 따뜻한 목재, 전통 도자 모티프가 어우러진 고급스러운 티 살롱 내부. 여유롭게 차를 음미하는 사람들 사이로 차분하고 정제된 동양적 미학이 느껴지며, 스타벅스 리저브나 블루보틀처럼 체류형 경험을 강조한 프리미엄 공간 디자인.
동양 미학과 현대 디자인의 결합, CHAGEE 티 살롱

 

포지션을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

 

항목 공차 (Gong Cha) HEYTEA CHAGEE MIXUE

기원 대만(→한국 인수) 중국 광둥성 중국 윈난성 중국 허난성
핵심 카테고리 커스텀 버블티 신식차 (프리미엄) 신식차 (티 살롱) 신식차 (초저가)
대표 메뉴 밀크티+타피오카 치즈티·생과일티 우롱 밀크티 레모네이드·소프트아이스크림
한국 가격대 4,000~6,500원 6,000~9,000원 6,000~8,500원 1,500~3,500원
공간 콘셉트 효율형 점포 인스타 핫플 체류형 티 살롱 패스트푸드형
한국 매장 수 약 400개 안팎 서울 중심 10개 안팎 강남·용산·신촌 3개로 시작 수도권 10여 개

 

공차가 한국 카페 시장에 먼저 자리를 잡은 것이 신식차 브랜드들에게는 양날의 검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이 이미 밀크티 카테고리에 친숙하다는 점은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춥니다. 반면 "버블티 = 공차"라는 강력한 인식이 굳어진 시장에서, 신식차를 버블티와 다른 것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은 도전입니다.


4장 — 왜 지금 한국인가: 유행의 5가지 구조적 이유

① K-콘텐츠가 만든 역방향 소비 채널. 아이러니하게도 신식차가 한국에 빠르게 정착하는 데 K-콘텐츠가 기여했습니다. K-드라마와 K-팝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이 트렌디한 소비의 기준점이 됐고, 중국 브랜드들에게 한국 진출 성공은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레퍼런스가 됩니다. 역설적으로 한국이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화 테스트베드가 된 것입니다.

 

② 재한 중국인 유학생·관광객 기반. 최근 수년간 국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대략 수만 명 규모로, 외국인 유학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들이 "중국에서 즐겨 마셨던 것과 같은 음료"를 한국에서도 찾는 수요가 초기 시장을 형성했습니다. MIXUE가 중앙대 앞에 1호점을 연 것, HEYTEA가 강남에 먼저 자리 잡은 것 모두 이 수요의 지리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③ 한국 소비자의 음료 건강 의식 상승. 2020년대 들어 한국 소비자들의 음료 소비 패턴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납니다. "당분 줄이기", "첨가물 없는 음료", "재료가 보이는 음료"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습니다. 신식차의 "ALL REAL" 코드는 이 흐름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④ 샤오홍슈의 한국 내 영향력 확대. 국내 20대 사이에서 샤오홍슈(레드노트)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CHAGEE나 HEYTEA의 비주얼이 중국 SNS에서 이미 충분히 검증됐고, 그 콘텐츠가 한국 소비자에게도 그대로 유입됩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매장 오픈 전에 먼저 형성되는 구조입니다. 차지 강남점 오픈런에 유명인 관련 사진이 바이럴을 탄 것은 이 구조의 완성형이었습니다.

 

⑤ 커피 포화 시장의 빈 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카페 밀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스타벅스·이디야·메가MGC커피가 커피 스펙트럼의 위아래를 촘촘히 채우고 있는 반면, "프리미엄 차 음료" 공간은 상대적으로 비어 있었습니다. 공차가 그 공백의 일부를 채웠지만, 공차가 버블티 프레임 안에 있는 한 "차를 마신다"는 경험의 정체성은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신식차 브랜드들이 파고드는 곳이 바로 그 지점입니다.


5장 — 세 브랜드의 한국 생존 전략: 무엇이 다르게 작동할 것인가

**MIXUE(미쉐, 蜜雪冰城)**는 이미 여러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사실 전형적인 신식차 체인이 아닙니다. 소프트아이스크림과 저가 레모네이드가 주력인 미쉐의 경쟁 상대는 신식차 브랜드보다 편의점 음료와 더 가깝습니다. 한국에서의 미쉐 포지션은 "중국 신식차의 대중 저변"이라기보다 초저가 간식 카페에 가깝고, 그 자체로 흥미로운 실험입니다.

 

**HEYTEA(喜茶)**는 신식차의 개념을 가장 충실하게 구현한 브랜드입니다. 치즈티·생과일티·순차 계열의 메뉴 구성, 콜라보 굿즈 중심의 마케팅, 인스타그래머블한 비주얼—모두가 MZ 세대를 향한 설계입니다. 한국에서의 도전은 공차와의 경계를 어떻게 그을 것인가입니다. 가격대가 겹치고, 양쪽 모두 "좋은 밀크티"를 표방합니다. HEYTEA가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공차가 제공하지 못하는 무언가—생과일의 신선함, 치즈폼의 감각, 중국 문화 코드—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CHAGEE(차지, 霸王茶姬)**는 셋 중 가장 흥미로운 브랜드입니다. 2017년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창업해, 수천 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해외 상장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코드가 "동양 미학과 현대 디자인의 결합"입니다. 매장 인테리어에 중국 전통 도자·목재를 활용하고, 한국 플래그십에는 한국 도자 모티프를 접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차지의 경쟁 상대는 공차나 HEYTEA가 아닙니다. 스타벅스 리저브, 블루보틀, 그리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 "프리미엄 차 살롱" 카테고리 자체입니다. 차지가 한국에서 만들려는 것은 음료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공간 경험 카테고리입니다.


6장 — 기존 차 계열 글과의 연결: 신식차가 차 역사의 어디쯤 놓이는가

[단어의 서재 20편 Tea]에서 다뤘듯, 차라는 음료는 17세기 VOC와 포르투갈의 무역 경로에 따라 세계를 두 갈래 언어(cha계열과 tea계열)로 나눴습니다. 그 긴 여정에서 차는 항상 권력의 이동과 함께 움직였습니다. 중국 황실의 음료가 영국 노동자의 음료가 되고, 인도의 식민지 산물이 차이 라테로 서구 카페를 역침공했습니다.

 

신식차는 그 역사의 최신 챕터입니다. 이번에는 중국이 문화 수출의 주체입니다. 서구 커피 문화가 스타벅스를 통해 전 세계 도시 풍경을 바꿔놓았던 것처럼, 중국의 신식차 브랜드들이 아시아 도시들의 카페 생태계를 바꾸고 있습니다. 강남역 앞의 줄은 그 과정의 한 장면입니다.

 

차가 어느 손에 쥐여져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가—그 방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마치며 — 편의점 서가 위에서 보는 풍경

공차가 한국 시장을 연 것은 2012년이었습니다. 그리고 14년이 지난 2026년, 신식차 브랜드들이 강남에 동시 오픈하는 것을 봅니다. 한국 소비자는 그 사이 버블티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다시 프리미엄 밀크티로, 이제 "진짜 찻잎으로 만든 차 살롱"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고층 빌딩과 수많은 카페 간판이 가득한 서울의 도심 전경을 배경으로, 손에 세련된 디자인의 신식차 컵을 든 젊은 직장인이 활기차게 거리를 걷는 모습. 커피 일변도의 한국 음료 시장에서 차(Tea)가 일상의 문화로 깊숙이 스며드는 변화의 순간을 포착한 스냅 사진.
커피 공화국 한국 시장에 던지는 새로운 질문

 

신식차가 한국에서 성공하면 공차를 위협하는 것이 아닙니다. 차 음료 전체의 파이를 키웁니다. 커피 공화국이라 불리던 한국에서, 차가 진지하게 경쟁하는 음료가 될 수 있는가—그것이 이 실험의 진짜 질문입니다.

 

"차는 한 번도 단순한 음료였던 적이 없다." — 이안 박


브랜드 서재 by 이안 박 | brand-arch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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