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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브랜드 서재 1편] 개성인삼 — 은과 맞먹은 뿌리, 조선이 만든 최초의 GI 브랜드 [조선의 브랜드 서재 1편] 개성인삼 — 은과 맞먹은 뿌리, 조선이 만든 최초의 GI 브랜드 뿌리 하나에 은(銀) 한 봉지시작하기 전에 상상 실험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17세기 동아시아 무역상이라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치 있는 교역 화폐로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금? 비단? 도자기? 실제 역사의 대답은 뿌리였습니다. 말려서 붉게 쪄낸, 사람 모양을 닮은 그 뿌리. 인삼(人蔘). 그것도 그냥 인삼이 아닙니다. 반드시 개성(開城)에서 난 것이어야 했습니다. 조선의 역관과 의주상인들이 연경(燕京, 지금의 베이징)으로 가는 사신단 행렬에 인삼 꾸러미를 들고 끼어들었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1797년(정조 21년), 조선 조정이 「삼포절목(蔘包節目)」을 반포하며 홍삼 무역을 공식화했.. 2026. 6. 3.
[편의점 서가] 연세우유 크림빵 — 빵의 80%가 크림이어야 했던 이유, 그리고 편의점이 베이커리를 이긴 날 [편의점 서가] 연세우유 크림빵 — 빵의 80%가 크림이어야 했던 이유, 그리고 편의점이 베이커리를 이긴 날 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연세우유 크림빵의 아카이브를 열어보려 합니다. 편의점 냉장 진열대를 지나치다 발걸음이 멈춰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특별히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어떤 제품 앞에서 손이 먼저 움직이는 경험 말입니다. 2022년 1월 12일, CU가 내놓은 연세우유 생크림빵이 정확히 그런 물건이었습니다. 출시 첫 달 50만 개, 1년 만에 1,900만 개, 그리고 출시 4년 3개월 만인 2026년 4월 30일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했습니다. 하루 평균 6만 4,500개, 1분에 45개꼴입니다. 이 숫자는 단순한 히트 상품의 기록이 아닙니다. 편의점이라는.. 2026. 6. 2.
[브랜드 아카이브] 조선에도 브랜드가 있었다 — 로고 없이 명성을 쌓은 물건들의 이야기 [브랜드 아카이브] 조선에도 브랜드가 있었다 — 로고 없이 명성을 쌓은 물건들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조금 낯설지만 가장 까까운 곳에서 아카이브를 열어보려 합니다. 나이키도, 에르메스도, 코카콜라도 아닙니다. 오늘 이안 박의 브랜드 서재에서 꺼내는 것은 조선(朝鮮)입니다. 브랜드 연구자로서 오래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브랜드의 본질은 무엇인가. 로고인가, 슬로건인가, 특허인가. 수십 년의 아카이브 작업 끝에 이안 박이 도달한 결론은 하나입니다. 브랜드는 축적된 신뢰입니다. 나이키 로고를 보는 순간 "성능이 검증된 물건"이라는 믿음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브랜드는 기호(記號)가 아니라 기억(記憶)입니다. 그렇다면 이 질문이 성립합니다. 상표법도, 등록 .. 2026. 6. 1.
[브랜드 아카이브] 이케아 — 스몰란드의 검소함이 만든 민주적 디자인 제국, 그 파란 건물이 거기 있는 이유 [브랜드 아카이브] 이케아 — 스몰란드의 검소함이 만든 민주적 디자인 제국, 그 파란 건물이 거기 있는 이유 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주말마다 가족 단위 인파가 몰리는 그 거대한 파란 건물 이야기를 꺼내려 합니다. **이케아(IKEA)**입니다. 이케아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이케아는 어떤 브랜드인가. 명품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저가 가구점도 아닙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이케아가 갖는 독특한 위치, 전 세계 어느 도시에 가도 항상 도심 외곽 대형 쇼핑 클러스터 한복판에 자리 잡는 이유, 우리나라에서 광명·고양 매장이 코스트코·아울렛과 인접한 이유, 그리고 최근 도심형 매장으로 전략을 바꾸는 이유까지. 이 모든 것이.. 2026. 6. 1.
[편의점 서가] 설빙 — 인절미 한 숟갈이 바꾼 빙수 시장의 판, 그리고 캔모아 이야기 [편의점 서가] 설빙 — 인절미 한 숟갈이 바꾼 빙수 시장의 판, 그리고 캔모아 이야기 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 냉동고가 아닌, 여름마다 긴 줄이 생기는 그 빙수 가게 이야기를 꺼내려 합니다. 설빙입니다.그런데 이 글은 설빙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때 전국 500개 매장으로 거리마다 있었지만 지금은 인천 부평 일대를 중심으로 10여 개 매장만 남은 이름, 캔모아와 함께 읽어야 더 선명해집니다. 두 브랜드의 서로 다른 운명은 브랜드 연구자에게 하나의 교과서입니다. 같은 시대, 같은 제품 카테고리, 같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왜 하나는 전국 600개 매장으로 성장하고 하나는 쪼그라들었는가. 그 답 안에 브랜드의 본질이 있습니다. 빙수의 역사 — 조선 빙고에서 팥빙수까지.. 2026. 5. 31.
[편의점 서가] 에비앙 — 알프스의 물 한 병이 묻는 것들, 생수라는 브랜드의 철학과 역설 [편의점 서가] 에비앙 — 알프스의 물 한 병이 묻는 것들, 생수라는 브랜드의 철학과 역설 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 음료 냉장고 앞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언제부터 물을 사서 마시기 시작했나요.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 행동은, 사실 인류 역사에서 극히 최근에 일어난 일입니다. 수천 년 동안 물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강에서 길어 오거나, 우물에서 퍼 올리거나, 비를 받아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물이 어느 순간 브랜드를 달고, 라벨을 붙이고, 가격표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이안 박의 아카이브는 그 전환점에서 출발합니다. 물은 어떻게 브랜드가 되었는가. 그리고 그 브랜드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1789년, 후작의 신장결석에서 시작된 제국.. 2026.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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