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안박의브랜드서재38 [브랜드 아카이브] BVLGARI — 로마를 입은 그리스인, 문자 하나로 3,000년을 팔다 [브랜드 아카이브] BVLGARI — 로마를 입은 그리스인, 문자 하나로 3,000년을 팔다 들어가며 — U를 V로 바꾼 순간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상점 간판의 철자 하나를 바꾸는 데 브랜드의 모든 정체성을 담을 수 있을까요?1934년 로마 비아 콘도티(Via Condotti) 10번지. 불가리 플래그십 스토어의 정문 위에 황금빛 로고가 처음으로 걸렸습니다. 거기 새겨진 글자는 BULGARI가 아니었습니다. BVLGARI였습니다. U 대신 V. 고대 로마의 라틴 알파벳 방식으로 쓴 이름이었습니다. 창업자는 그리스 출신이었고, 브랜드 이름은 이탈리아어 발음을 따랐는데, 로고는 고대 로마의 문자 체계를 빌렸습니다. 세 개의 문화가 한 글자 안에서 겹쳤습니다. 그 선택 하나가 불가리를 보석상이 아니라 문.. 2026. 7. 26. [단어의 서재 21편] Disaster(디재스터) — 별이 나쁜 자리에 섰을 때, 그것을 재난이라 불렀다 [단어의 서재 21편] Disaster(디재스터) — 별이 나쁜 자리에 섰을 때, 그것을 재난이라 불렀다 들어가며 — 재난을 설명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오늘 이 단어가 귀에 걸렸습니다. Disaster. 지진, 화재, 홍수, 전쟁. 인간은 수천 년 동안 갑작스러운 재앙 앞에서 같은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그리고 수천 년 동안 가장 많이 나온 답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었습니다. Disaster. 이 단어는 별에서 왔습니다. 이탈리아어 disastro — dis(나쁜, 반대의) + astro(별). 직역하면 "나쁜 별(bad star)" 혹은 **"별의 반대(against the stars)"**입니다. 중세 유럽인들이 재앙을 설명하는 방식이 이것이.. 2026. 7. 24. [브랜드 아카이브] 펀자브 — 국경 하나가 만든 "인도 음식점"이라는 세계 브랜드 [브랜드 아카이브] 펀자브 — 국경 하나가 만든 "인도 음식점"이라는 세계 브랜드 들어가며 — 간판은 "인도"인데, 주방은 네팔어를 씁니다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여러분 동네에도 "인도 음식점"이 하나쯤 있을 겁니다. 간판에는 타지마할 실루엣이 그려져 있고, 메뉴판에는 버터 치킨과 탄두리 치킨, 난이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게 주방에 들어가 주방장과 대화를 나눠보면, 종종 힌디어가 아니라 네팔어가 들립니다. 사장님이 카트만두 출신이라는 것도 드물지 않은 일입니다. 이것은 사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 이안 박이 읽고 싶은 것은 정확히 이 지점입니다. "인도 음식점"이라는 간판이 실제로는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가. 그 답을 찾으려면 인도 서북쪽 한 지역, 그리고 1947년 여름으로 거슬러 .. 2026. 7. 20. [브랜드 아카이브] 헤리티지 × AI — 오래된 것이 가장 새로운 무기가 되는 방식 [브랜드 아카이브] 헤리티지 × AI — 오래된 것이 가장 새로운 무기가 되는 방식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브랜드 헤리티지를 연구하다 보면 요즘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AI 시대에 헤리티지는 어떻게 됩니까? 결국 AI가 다 만들어버리면, 오래 쌓아온 것들이 의미가 있습니까?" 저는 그 질문을 들을 때마다 오히려 반문하고 싶어집니다. AI 시대에 가장 강한 브랜드가 어디인지 한번 살펴봤느냐고요. 몽클레르, 스타벅스, 나이키. 지금 AI 마케팅을 가장 정교하게 구사하는 브랜드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술력이 아닙니다. 수십 년, 길게는 70년 이상 쌓아온 이미지·감정·이야기라는 원재료가 있다는 것입니다. AI는 그 원재료를 지금의 언어로 꺼내 보여주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 2026. 7. 17. [브랜드의 방 1편] Ritz — 막내아들이 만든 단어, 그 이름이 형용사가 되기까지 [브랜드의 방 1편] Ritz — 막내아들이 만든 단어, 그 이름이 형용사가 되기까지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아카이브를 호텔 한 채 안으로 들고 들어가보려 합니다. 정확히는 파리 방돔 광장 15번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주소 중 하나입니다. Luxury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단어를 너무 자주 씁니다. 럭셔리 브랜드, 럭셔리 호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그런데 이 단어의 원래 뜻은 "빛나는 것"도 "우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라틴어 luxus는 과잉이었고, luxuria는 여기서 더 나아가 방탕과 탐닉에 가까운 단어였습니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아는 의미로 완전히 탈바꿈한 데에는, 스위스 산골 농부의 막내아들 한 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세자르 리츠라는 한 사람이 어떻게.. 2026. 7. 8. [브랜드의 방 프롤로그] Hotel — 손님과 적은 같은 어원에서 왔다 [브랜드의 방 프롤로그] Hotel — 손님과 적은 같은 어원에서 왔다 hospes, hostis, 그리고 낯선 이를 맞이한다는 것의 수천 년 안녕하세요,이안 박입니다. 오늘 이 단어 앞에서 멈췄습니다. 체크인 카운터에서 여권을 내밀던 순간이었습니다. 프런트 직원이 "Welcome, Mr. Park"이라고 말하는 동안,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 공간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Hotel이라는 단어는 누가 만들었을까. 그리고 그 답을 찾다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 도달했습니다. 손님(Guest)과 적(Enemy)은 같은 어원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라틴어 단어 하나가 있습니다. hospes(호스페스). 이 단어 하나에서 Hotel, Hospital, Hostel, Hospital.. 2026. 7. 3. 이전 1 2 3 4 ··· 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