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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서재33

[단어의 서재 27편] 上(상) — 주상·상감·상서·상궁, 같은 上이 임금과 관료와 궁녀에게 어떻게 나뉘어 붙었는가 [단어의 서재 27편] 上(상) — 주상·상감·상서·상궁, 같은 上이 임금과 관료와 궁녀에게 어떻게 나뉘어 붙었는가 안녕하세요,이안 박입니다. 지난 24편에서 下(하) 계열 호칭의 세계를 열었습니다. 폐하, 전하, 저하, 각하, 합하 — 모두 "저 아래에서 우러러본다"는 시선의 언어였습니다. 오늘은 그 반대편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같은 궁궐 안에, 上(상)이라는 글자를 달고 다닌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임금을 부르는 말에도 上이 있고, 최고위 관료의 직함에도 上이 있으며, 궁녀 품계 전체를 관통하는 글자도 바로 이 上입니다. 같은 글자 하나가 천자를 가리키기도 하고, 육부의 장관을 가리키기도 하고, 왕실 여성 조직의 우두머리를 가리키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그 上 자 하나가 궁궐 안에서 어떻게 나뉘고 쓰였는.. 2026. 8. 6.
[단어의 서재 26편] 陛下·殿下·閣下 — "아래 下" 하나로 위계를 만든 언어, 궁궐 건축이 호칭이 된 날(폐하·전하·각하)_대군자가 [단어의 서재 26편] 陛下·殿下·閣下 — "아래 下" 하나로 위계를 만든 언어, 궁궐 건축이 호칭이 된 날(폐하·전하·각하)_대군자가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드라마 속 조선 궁궐 장면을 보다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주상 전하께 아뢰옵니다." "저하, 소신이 잘못했사옵니다." "각하를 뵙자 하오." 그런데 이상합니다. 모두 높이는 말인데, 왜 "아래(下)"로 끝날까요. 폐하, 전하, 저하, 합하, 각하. 다섯 글자 모두 마지막이 下입니다. 높이는 말인데 왜 하나같이 "아래"를 씁니까. 이 질문 하나에서 오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궁궐 건축, 동아시아 예법 철학, 1897년 대한제국의 국격 선언, 근현대 정치, 그리고 영어의 "Your Majesty"까지 뻗어 있습니다. 下.. 2026. 8. 4.
[단어의 서재 25편] Chop Suey(찹수이) — "잡쇄"가 바다를 건넌 날, 누구도 원본을 기억하지 못했다 [단어의 서재 25편] Chop Suey(찹수이) — "잡쇄"가 바다를 건넌 날, 누구도 원본을 기억하지 못했다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오늘 단어의 서재에서 꺼내는 단어는 Chop Suey(찹수이)입니다. 미국인에게 물으면 "중국 음식"이라 말합니다. 중국 본토에서는 오늘날 미국식 찹수이와 같은 모습으로 널리 소비되지 않습니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기원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찹수이. 이 단어는 음식이기 이전에 논쟁입니다.1. 雜碎 — 한자로 들여다보는 이름한자부터 읽어봅니다. 雜碎(잡쇄). 雜(잡)은 "여러 가지가 섞이다", 碎(쇄)는 "잘게 부수다"는 뜻입니다. 합하면 "이것저것 잘게 부순 것", 즉 뒤섞인 자투리 재료를 가리키는 폭넓은 표현이 됩니다. 영어 발음 Chop Su.. 2026. 8. 3.
[단어의 서재 24편] Wafer — 얇은 과자 한 장이 성찬식과 반도체를 동시에 품게 된 사연 [단어의 서재 24편] Wafer — 얇은 과자 한 장이 성찬식과 반도체를 동시에 품게 된 사연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단어 하나의 아카이브를 열어보려 합니다. 성당의 제단 위에도, 봉투를 봉하던 옛 책상 위에도, 그리고 지금 여러분의 스마트폰 안에도 같은 이름의 물건이 들어 있습니다. 바로 웨이퍼(Wafer)입니다. 같은 시기 오십보의 반도체 경제학 시리즈에서 실리콘 웨이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뤘습니다만, 저는 그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얇은 과자 하나가 어떻게 성찬식 빵을 거쳐 반도체 기판까지 흘러갔을까요.벌집에서 시작된 이름Wafer의 뿌리는 벌집입니다. 중세 네덜란드어 wafel, 저지 독일어 wāfel은 모두 '벌집(honeycomb)'을 뜻하는 게르만 조어 *.. 2026. 8. 2.
[단어의 서재 23편] Rival — 같은 강물을 마시던 이웃이 어떻게 가장 날카로운 단어가 됐는가 [단어의 서재 23편] Rival — 같은 강물을 마시던 이웃이 어떻게 가장 날카로운 단어가 됐는가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헤르초게나우라흐(Herzogenaurach). 독일 바이에른 주의 작은 도시, 인구 2만 2천 명. 이 도시에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습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면 발부터 봤습니다. 신발 브랜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디다스를 신었으면 북쪽 공장 편, 푸마를 신었으면 남쪽 공장 편. 같은 식당에 앉지 않았고, 다른 편 신발을 신은 사람과 결혼하는 것도 금기였습니다. 이 도시의 별명은 "목을 구부리는 도시(Town of Bent Necks)"였습니다. 상대 신발을 확인하느라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녔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라이벌(Rival)이 만들어낸 풍경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의.. 2026. 7. 30.
[단어의 서재 22편] Luxury(럭셔리) — 프랑스어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 사치와 방탕의 언어 [단어의 서재 22편] Luxury(럭셔리) — 프랑스어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 사치와 방탕의 언어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명품 매장 앞에서 누구나 한 번쯤 입에 올리는 단어, Luxury를 열어보려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단어가 라틴어에서 갈라진 두 개의 서로 다른 뿌리를 영어 하나가 통째로 떠안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짐을 벗어던지기까지, 영어는 무려 300년이 걸렸습니다.어원 — 삐끗한 관절에서 시작된 말라틴어에는 비슷하게 생긴 두 단어가 있었습니다. luxus와 luxuria입니다. luxus의 뿌리는 놀랍게도 "빛"이 아닙니다. 동사 luxare, 즉 "관절을 삐게 하다, 탈구시키다"에서 왔다는 것이 표준 어원사전들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정상적인 자리에서 벗어난 상태, .. 2026.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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