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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카이브] 차이나타운은 중국에 없다 — 1906년 지진이 만든 도시 브랜드의 탄생 [브랜드 아카이브] 차이나타운은 중국에 없다 — 1906년 지진이 만든 도시 브랜드의 탄생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차이나타운이라는 이름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합니다. 샌프란시스코에도, 뉴욕에도, 요코하마에도, 쿠알라룸푸르에도 있습니다. 붉은 등롱, 용 문양 가로등, 구불구불한 처마 끝이 하늘로 치켜올라간 건물들. 그 안에서 풍겨 나오는 기름 냄새와 향신료 냄새. 이것이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차이나타운"의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이 이미지의 원산지는 중국이 아닙니다.◼ 프롤로그 — 원산지보다 강해진 브랜드1990년대, 베이징이 관광지 재개발 프로젝트에서 이른바 '차이나타운 스타일'의 상업 거리를 조성하자 일부 학자들이 이를 두고 "베이징의 차이나타운화(Chinatownization of Beijin.. 2026. 8. 9.
[단어의 서재 30편] 公侯伯子男 — 오등작, 메이지의 번역, 그리고 '꼰대'라는 말의 민간 어원(공작,후작,백작,자작,남작) [단어의 서재 30편] 公侯伯子男 — 오등작, 메이지의 번역, 그리고 '꼰대'라는 말의 민간 어원(공작,후작,백작,자작,남작)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한국어에는 공작(公爵), 후작(侯爵), 백작(伯爵), 자작(子爵), 남작(男爵)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유럽 귀족 작위를 한자로 옮긴 말들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이 번역어는 한국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19세기 일본이 유럽의 작위 체계를 중국 고대 주나라의 오등작(五等爵) — 公·侯·伯·子·男 — 에 대응시켜 제도화한 번역 체계가 한국과 중국으로 퍼져 지금에 이릅니다.즉 우리가 Duke를 공작이라 부르고 Baron을 남작이라 부르는 것은, 근대 일본의 번역자들이 3,000년 전 주나라의 글자를 19세기 유럽 제도에 접붙인 결과입니다.. 2026. 8. 9.
[편의점 서가] 팬케이크 가루의 배신 — 이름은 팬케이크인데, 왜 다 만드나 [편의점 서가] 팬케이크 가루의 배신 — 이름은 팬케이크인데, 왜 다 만드나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오늘은 편의점 서가에서 제과·제빵 코너 쪽으로 걸어갑니다. 진열대에 노란 봉지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오뚜기 핫케이크믹스. 1킬로그램짜리 봉지. 성인 손바닥 두 개 크기. 앞면에는 잘 구워진 팬케이크 사진이 있고, 뒷면에는 레시피가 적혀 있습니다. 팬케이크 만드는 법, 와플 만드는 법, 계란빵 만드는 법. 그리고 인터넷에서는 이 봉지 하나로 붕어빵, 호떡, 스콘, 심지어 케이크까지 만든다는 응용 레시피가 수천 개 올라와 있습니다. 이름은 팬케이크 믹스입니다. 그런데 팬케이크만 만들지 않습니다. 이것이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독특한 소비 현상입니다. 그리고 그 현상 안에는 브랜드 전략, 식품 과학, 그리고 .. 2026. 8. 8.
[단어의 서재 29편] 內·外(내·외) — 궁 안과 궁 밖, 같은 품계가 다른 세계를 뜻했던 방식 [단어의 서재 29편] 內·外(내·외) — 궁 안과 궁 밖, 같은 품계가 다른 세계를 뜻했던 방식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26편에서 下를 열었고, 27편에서 上을 살폈고, 28편에서 中을 짚었습니다. 방향의 3부작이 완성됐습니다. 이제 안과 밖입니다. 內(내)와 外(외) — 그리고 이 두 글자가 나눈 정교한 제도 중 하나인 내명부(內命婦)와 외명부(外命婦)의 이야기입니다.국가가 여성에게 공식 품계를 부여한다는 것이 오늘날의 감각으로는 낯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왕조는 그것을 매우 정교하게 설계했습니다. 경국대전에는 내명부와 외명부의 품계, 직함, 역할, 대우 방식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호칭 체계가 아니라, 궁 안팎으로 권력의 질서를 언어로 설계한 시스템이었습니다.1. 內(내) —.. 2026. 8. 8.
[브랜드의 방 6편] Aman — 산스크리트어로 평화,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럭셔리 [브랜드의 방 6편] Aman — 산스크리트어로 평화,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럭셔리Aman이라는 이름을 짓기 전, 그 사람은 빈 해변을 걷고 있었습니다prologue — 5편의 뒷이야기브랜드의 방 5편에서 Barry Sternlicht — 별빛이라는 성을 가진 남자가 어떻게 W라는 단 하나의 알파벳으로 호텔 업계의 언어를 바꿨는지 살펴봤습니다. 로비를 거실로, 직원을 탤런트로, 서비스를 Whatever/Whenever로 바꾼 이야기였습니다. 오늘은 반대편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W가 알파벳 하나로 세상을 향해 선언했다면, 오늘의 브랜드는 이름조차 거의 설명하지 않습니다. 간판이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대중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객실 수는 세계에서 가장 적은 축에 속합니다. 그런데 그 브랜드는 .. 2026. 8. 8.
[편의점 서가] 사브라(Sabra) — 후무스를 팔았는데, 전쟁이 따라왔다 [편의점 서가] 사브라(Sabra) — 후무스를 팔았는데, 전쟁이 따라왔다냉장 코너 한 귀퉁이의 작은 통이,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는가미국 대형마트 냉장 코너에 가면 파란 라벨에 이름이 크게 박힌 통이 있습니다. Sabra. 뒤집어보면 원재료란에 chickpeas, tahini, garlic, lemon juice라고 적혀 있습니다. 재료만 보면 지극히 단순한 음식입니다. 그런데 이 통 하나가 불매운동을 부르고, 기네스 기록을 건드리고,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의 외교전으로 번지고, 결국 수십 년의 공동 소유 구조를 해체시키는 데까지 이릅니다.후무스는 어떻게 단순한 딥소스를 넘어 정치적 물건이 됐을까요. 그리고 사브라는 어떻게 그 한가운데에 서게 됐을까요.후무스(Hummus) — 이름이 이미.. 2026.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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