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서재 26편] 陛下·殿下·閣下 — "아래 下" 하나로 위계를 만든 언어, 궁궐 건축이 호칭이 된 날(폐하·전하·각하)_대군자가
[단어의 서재 26편] 陛下·殿下·閣下 — "아래 下" 하나로 위계를 만든 언어, 궁궐 건축이 호칭이 된 날(폐하·전하·각하)_대군자가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드라마 속 조선 궁궐 장면을 보다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주상 전하께 아뢰옵니다." "저하, 소신이 잘못했사옵니다." "각하를 뵙자 하오." 그런데 이상합니다. 모두 높이는 말인데, 왜 "아래(下)"로 끝날까요. 폐하, 전하, 저하, 합하, 각하. 다섯 글자 모두 마지막이 下입니다. 높이는 말인데 왜 하나같이 "아래"를 씁니까. 이 질문 하나에서 오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궁궐 건축, 동아시아 예법 철학, 1897년 대한제국의 국격 선언, 근현대 정치, 그리고 영어의 "Your Majesty"까지 뻗어 있습니다. 下..
2026. 8. 4.
[편의점 서가] 크리스코(Crisco) — 라드를 죽이고, 트랜스지방으로 되살아나고, 다시 한 번 죽은 브랜드
[편의점 서가] 크리스코(Crisco) — 라드를 죽이고, 트랜스지방으로 되살아나고, 다시 한 번 죽은 브랜드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 서가에서 조금 다른 자리에 서 있는 물건을 꺼내봅니다. 편의점 기름 코너의 맨 끝. 아무도 잘 보지 않는 그 자리에 종종 놓인, 흰색의 두꺼운 반고체. 쇼트닝이라고 불리는 그 물질. 이름을 보면 Crisco(크리스코). 한국에서는 낯선 이름이지만, 미국 주방에서 이 이름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라드를 밀어내고, 트랜스지방 논쟁의 중심에 서고, 두 번 다시 그 전성기를 회복하지 못한 채 조용히 제조사가 바뀐 브랜드입니다. 그 이야기는 면화 씨앗에서 시작됩니다.1장 — 목화씨의 골칫거리, 그리고 어느 화학자의 발견19세기 미국 남부의 면화 농가에는 매..
2026.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