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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서가] 국순당 백세주 — 약주(藥酒)라는 이름을 선택한 철학, 그리고 박봉담이 지킨 것들 [편의점 서가] 국순당 백세주 — 약주(藥酒)라는 이름을 선택한 철학, 그리고 박봉담이 지킨 것들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 냉장 코너 한켠에 조용히 놓인 갈색 병 하나에서 시작합니다.백세주(百歲酒). 이름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선언입니다. 지난 편에서 새우깡이 "변하지 않기 위해 변했다"는 역설을 이야기했다면, 오늘의 백세주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변화하려 했으나 변화에 실패했고, 그 실패의 기록 위에서 다시 헤리티지를 쌓아 올리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오히려 그 궤적이 더 솔직하고, 그래서 더 깊이 읽을 만합니다.배상면이라는 이름, 그리고 하나의 집착국순당의 이야기는 창업주 배상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조선의 전통주 제조는 사실상 단절되었습니.. 2026. 5. 10.
[편의점 서가] 농심 새우깡 — 반세기 넘게 변하지 않은 봉지 속 바다의 경제학 [편의점 서가] 농심 새우깡 — 반세기 넘게 변하지 않은 봉지 속 바다의 경제학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에서 과자 한 봉지를 집어 들었습니다.주황빛 봉지. 생새우 일러스트. 그리고 반세기를 훌쩍 넘겨 살아남은 이름, 새우깡. 지난 편에서 다룬 파텍 필립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 무브먼트로 “이 시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을 브랜드로 삼았다면, 농심 새우깡은 정반대의 질문으로 반세기를 버텼습니다. “이 과자를 먹어보지 않은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복잡성으로 가치를 증명한 파텍과, 단순함으로 반세기를 살아남은 새우깡. 오늘은 이 정반대의 철학이 만들어낸 각각의 헤리티지를 브랜드 서재의 시선으로 함께 읽어보겠습니다.1971년, 한국 .. 2026. 5. 9.
파텍 필립 — “당신은 소유하지 않습니다” 한 문장이 만든 베블런의 완성 파텍 필립 — “당신은 소유하지 않습니다” 한 문장이 만든 베블런의 완성 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 새벽, 오십보님께서 **베블런 효과 — 비쌀수록 왜 더 팔릴까?**라는 흥미로운 경제학 글을 올려 주셨습니다.“비싸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 팔리는” 이 역설적 현상을 오십보님이 경제 이론으로 설명해주셨다면, 오늘 저는 그 이론을 가장 우아하게 현실화한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열어보려 합니다. 주인공은 **파텍 필립(Patek Philippe)**입니다. 1839년 제네바에서 시작된 이 시계 브랜드가 세상에 던진 한 문장이 있습니다.“You never actually own a Patek Philippe. You merely look after it for the next gene.. 2026. 5. 9.
FTD와 인터플로라 — 전보가 배달한 꽃, 플랫폼이 배달한 마음 FTD와 인터플로라 — 전보가 배달한 꽃, 플랫폼이 배달한 마음 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 아침, 오십보님께서 **어버이날엔 왜 카네이션을 달까 — 신의 꽃에서 어버이날까지, 2,000년의 사랑법**이라는 따뜻한 글을 발행하셨습니다. 애나 자비스가 어머니를 기리며 시작한 하얀 카네이션의 역사, 그리고 그 꽃이 한국의 어버이날까지 이어진 여정을 읽으며 브랜드 연구자로서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그 마음은 어떻게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 시들지 않은 채 도착할 수 있었을까요? 꽃은 연약합니다.기차보다 느리고, 국경보다 약하고, 시간 앞에서는 더더욱 무력합니다.그런데 20세기 초의 플로리스트들은 이 약점을 정면으로 돌파했습니다.꽃을 더 빨리 운송하려 한 것이 아니라, 아예 질문을.. 2026. 5. 8.
[편의점 서가] 모나미 153 볼펜 — 15원짜리 플라스틱이 써 내려간 육각의 기하학 [편의점 서가] 모나미 153 볼펜 — 15원짜리 플라스틱이 써 내려간 육각의 기하학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어제 우리는 **몽블랑 — 만년필에서 피어난 하얀 별, 4810미터 높이의 럭셔리 제국**을 함께 읽었습니다. 18K 금 펜촉, 이리듐 처리, 알프스 최고봉의 이름. 쓰는 행위를 가장 고귀한 의례로 만든 브랜드였습니다. 오늘은 정반대의 자리로 이동합니다. 편의점 계산대 옆 문구 코너, 투명한 플라스틱 통 안에 수십 자루씩 꽂혀 있는 그 볼펜. 모나미 153입니다. 몽블랑이 "이 서명은 영원히 남는다"고 말한다면, 모나미는 "그냥 써. 지금 당장"이라고 말합니다. 같은 '쓰는 행위’를 두고 이토록 다른 철학을 가진 두 브랜드가 공존한다는 사실이, 오늘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 2026. 5. 7.
몽블랑(Montblanc) — 만년필에서 피어난 하얀 별, 4810미터 높이의 럭셔리 제국 몽블랑(Montblanc) — 만년필에서 피어난 하얀 별, 4810미터 높이의 럭셔리 제국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서재의 가장 깊숙한 서랍을 열어보려 합니다. 그 안에는 검은 수지로 만들어진 육각형 몸체와, 알프스 산봉우리를 닮은 하얀 별 하나가 조용히 빛나고 있습니다. **몽블랑(Montblanc)**입니다. 스마트폰과 키보드가 모든 글쓰기를 장악한 21세기에, 우리는 왜 여전히 잉크를 채우고 펜촉을 닦으며 이 불편한 도구에 수백만 원을 지불할까요? 몽블랑 하나에서 우리는 1906년 함부르크의 기술적 혁신, 완벽을 향한 장인정신,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더욱 빛나는 아날로그의 역설까지 함께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1906년 함부르크, 잉크 얼룩을 지우려던 세 사람의 혁신몽.. 2026.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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