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129 [브랜드의 방 3편] Hilton — 텍사스 소도시 호텔에서 세계를 예약하다 [브랜드의 방 3편] Hilton — 텍사스 소도시 호텔에서 세계를 예약하다Conrad, Franchise, 그리고 표준화가 럭셔리가 된 시대 prologue — 2편의 뒷이야기브랜드의 방 2편에서 사보이 호텔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페라 극장의 수익금이 호텔을 낳고, 세자르 리츠가 그 호텔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었다가 떠난 이야기였습니다. 런던 템스 강변의 그 이야기는 유럽의 방식이었습니다. 귀족의 이름, 공국의 역사, 왕실의 언어 위에 세워진 럭셔리. 오늘은 완전히 다른 대륙, 완전히 다른 방식의 이야기입니다. 1919년, 텍사스. 석유가 터지고 사람이 몰리고 잠잘 곳이 없던 소도시. 은행을 사러 갔다가 호텔을 산 남자. 그 남자의 이름이 오늘날 수천 개의 호텔과 100여 개국에 새겨진 이유를 추적.. 2026. 7. 23. [편의점 서가] 박카스 — 술의 신 이름을 빌린 피로회복제, 그리고 60여 년의 생존법 [편의점 서가] 박카스 — 술의 신 이름을 빌린 피로회복제, 그리고 60여 년의 생존법 들어가며 — 편의점 냉장고 앞의 그 갈색 병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편의점 냉장고 문을 엽니다. 에너지드링크들이 줄지어 서 있는 칸 한켠, 익숙한 갈색 유리병이 보입니다. 100ml. 1,200원. 박카스. 이 작은 병은 1963년부터 지금까지 팔리고 있습니다. 수십억 병이 팔렸고, 동아제약은 그 규모를 "지구를 수십 바퀴 도는 거리"라는 표현으로 설명해 왔습니다. 한국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절, 허약해진 몸들을 위해 만들어진 약이 지금도 편의점 냉장고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병 라벨을 자세히 읽어본 적 있으신가요. "의약외품." 네 글자. 옆 칸의 에너지드링크들과 같은 진열대에 있지만, 이 네 글.. 2026. 7. 23. [편의점 서가] 찻잔 속의 분단 — 카와(Kahwa), 차이(Chai), 밀크티가 사실 한 뿌리에서 갈라진 음료라는 이야기 [편의점 서가] 찻잔 속의 분단 — 카와(Kahwa), 차이(Chai), 밀크티가 사실 한 뿌리에서 갈라진 음료라는 이야기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편의점 냉장고 앞에 서면 캔에 담긴 밀크티가 줄지어 있습니다. '아쌈 밀크티', '로얄 밀크티', '인도 차이'.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같은 선반에서 어깨를 맞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음료들이 사실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진 형제라는 사실, 그리고 지금 세계에서 가장 첨예한 분쟁 지역 중 하나인 카슈미르가 그 갈라짐의 한 축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지난 편에서 펀자브의 탄두르 화덕이 분단과 함께 델리로 이식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은 같은 분단이 찻잔 안으로 들어간 이야기를 열어보겠습니다. 찻잎 한 종류, Came.. 2026. 7. 22. [단어의 서재 20편] Tea(티/차) — 찻잎 한 장이 세상을 두 갈래 언어로 나눈 날 [단어의 서재 20편] Tea(티/차) — 찻잎 한 장이 세상을 두 갈래 언어로 나눈 날 들어가며 — 세계 지도가 찻잎으로 그려졌다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한국어로는 차(茶), 중국 북방어로는 차(chá), 영어로는 티(tea), 프랑스어로는 테(thé), 스페인어로는 테(té), 포르투갈어로는 차(chá), 인도어(힌디)로는 차이(chai), 러시아어로는 차이(чай). 같은 식물, 같은 음료인데 이름이 두 갈래로 갈립니다. cha 계열과 tea(te) 계열. 이 두 갈래는 우연이 아닙니다. 차라는 음료가 세계로 퍼진 경로가 두 개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두 경로는 17~18세기 세계 무역의 판도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찻잎 한 장이 세계 언어 지도를 나눈 이야기입니다.1. 茶 — 두 개의 발음.. 2026. 7. 22. [편의점 서가] 인증 — 로고 하나가 브랜드가 되는 방법, RSPO·공정무역·PDO의 구조 [편의점 서가] 인증 — 로고 하나가 브랜드가 되는 방법, RSPO·공정무역·PDO의 구조 들어가며 — 편의점 진열대의 작은 로고들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편의점 식용유 코너에서 병을 집어들 때, 라벨을 천천히 읽어본 적 있으신가요. "RSPO 인증." "공정무역(Fairtrade) 인증." "유기농 인증." 때로는 세 개가 동시에 붙어 있습니다. 이 작은 로고들이 가격을 올립니다. 소비자는 그 로고를 보고 더 비싼 것을 삽니다. 그런데 그 로고가 무엇인지, 누가 만들었는지, 왜 신뢰할 수 있는지—혹은 왜 신뢰하기 어려운지—를 설명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십보는 아보카도유 편에서 "원산지가 명확하고 공정무역 인증이나 독립 감사를 거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인 행동"이라고 썼습니다. 올리.. 2026. 7. 21. [단어의 서재 19편] Laconic(라코닉) — 스파르타인들이 말을 아낀 이유, 그 침묵이 언어가 된 날 [단어의 서재 19편] Laconic(라코닉) — 스파르타인들이 말을 아낀 이유, 그 침묵이 언어가 된 날 들어가며 — 가장 짧은 문장이 가장 오래 살아남았다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기원전 480년, 테르모필레(Thermopylae) 협곡.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Xerxes) 왕은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Leonidas)에게 전갈을 보냈습니다. "무기를 내려놓아라(lay down your arms). " 레오니다스의 답은 두 단어였습니다. "Μολὼν λαβέ." — Molōn labe. 와서 가져가라. 이 두 단어가 2,500년을 건너 오늘날 미국 제2차 수정헌법 지지자들의 슬로건이 되고, 특수부대의 문신이 되고, 총기류 케이스에 새겨지는 문구가 됐습니다. Laconic. 간결하고 함축적인 표현.. 2026. 7. 21. 이전 1 2 3 4 5 ··· 2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