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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서가53

[편의점 서가] 활명수 — 生命을 살리는 물, 129년이 담긴 60ml 유리병 [편의점 서가] 활명수 — 生命을 살리는 물, 129년이 담긴 60ml 유리병 들어가며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 서가에서 가장 조그맣고, 가장 오래되었으며, 가장 많은 이름을 가진 물건의 아카이브를 열어보려 합니다. 손바닥만 한 유리병, 부채 그림 하나, 그리고 活命水라는 세 글자입니다. 활(活), 명(命), 수(水). 생명을 살리는 물. 이름 하나가 이렇게 직접적인 제품이 또 있을까요. 1897년 조선에서 탄생한 이 소화제는 아스피린과 동갑입니다. 지금까지 약 90억 병이 팔렸습니다. 한국 최초의 등록 상표, 한국 최초의 등록 상품, 한국 최초의 근대 의약품. 그리고 편의점 냉장고 앞에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사실 하나 — 이 작은 병 안에 독립운동의 역사가 녹.. 2026. 7. 6.
[편의점 서가] 간장 — 메주 한 덩이에서 글로벌 우마미 전쟁까지, 검은 액체가 숨긴 1,500년의 발효 철학 [편의점 서가] 간장 — 메주 한 덩이에서 글로벌 우마미 전쟁까지, 검은 액체가 숨긴 1,500년의 발효 철학 들어가며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 서가에서 가장 좁은 선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가장 복잡한 역사를 품고 있는 물건의 아카이브를 열어보려 합니다. 바로 간장입니다.진간장, 국간장, 양조간장, 어간장, 타마리, 코코넛 아미노스까지. 편의점 간장 코너 앞에 서면 어느 순간부터 선택이 곤란해집니다. 그 선반 위의 혼란은 단순한 제품 다양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한반도에서 발달한 발효 철학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굴절되고, 산업화를 통해 빠르게 대체되고, 다시 전통의 언어로 복권을 시도하는 1,500년의 압축된 역사입니다. 간장 한 병에서 발효 철학, 식민지 유산, 그리고 현대 식품 산업의 .. 2026. 7. 4.
[편의점 서가] 탄산수 — 거품 한 모금에 숨겨진 브랜드 전쟁, 위기, 그리고 프리미엄의 문법 [편의점 서가] 탄산수 — 거품 한 모금에 숨겨진 브랜드 전쟁, 위기, 그리고 프리미엄의 문법 들어가며 — 편의점 냉장고 앞에서 멈추는 이유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편의점 냉장고 음료 코너 앞에 서면 묘한 순간이 옵니다. 1,000원짜리 탄산수 옆에 4,000원짜리 초록 유리병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같은 선반, 같은 온도, 그러나 전혀 다른 가격. 그리고 사람들은 4,000원짜리를 집어 듭니다. 쫀쿠가 거품이 어떻게 250년의 여행을 해서 우리 손에 왔는지 달콤하게 들려줬다면, 이안 박은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왜 어떤 거품은 1,000원이고, 어떤 거품은 4,000원인가.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1. 편의점 탄산수 지도 — 선반 위 세계 지리편의점 탄산수 냉장고를 지리적으로 읽으면 세.. 2026. 7. 2.
[편의점 서가] 설탕 — 삼각무역, 자본주의는 노예의 땀으로 세워졌다 [편의점 서가] 설탕 — 삼각무역, 자본주의는 노예의 땀으로 세워졌다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편의점 조미료 코너에 백설탕 1kg 한 봉지가 놓여 있습니다. 가격은 약 2,000원. 쫀쿠가 이 설탕이 뉴기니 사탕수수에서 출발해 인도의 결정화 기술을 거쳐 아랍 상인을 타고 유럽에 닿은 수천 년의 달콤한 여행을 들려줬다면, 이안박은 다른 질문을 던지려 합니다.이 설탕 봉지에 새겨진 보이지 않는 가격표. 원재료비도, 운임도 아닙니다. 이 달콤함을 세상에 대량으로 퍼뜨리기 위해 인류가 지불한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플랜테이션이라는 이름의 공급망, 그리고 그것이 낳은 자본주의의 종잣돈에 관해서.1장. 삼각무역 — 역사상 최초의 글로벌 공급망 비즈니스 모델오늘날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2026. 6. 29.
[편의점 서가] 소금 — 편의점 냉장 코너 옆 작은 선반에서 시작하는 세계 소금 지도 [편의점 서가] 소금 — 편의점 냉장 코너 옆 작은 선반에서 시작하는 세계 소금 지도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 서가의 조미료 선반 앞에 한참 서 있었습니다. 꽃소금, 천일염, 구운 소금, 히말라야 핑크솔트. 작은 선반 하나에 이름도 색깔도 다른 소금들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그냥 지나쳤다면 그저 흰 가루 몇 종류였겠지만, 잠깐 들여다보면 이 선반 안에 한국의 갯벌, 프랑스 브르타뉴의 바람, 파키스탄의 2억 년 된 광산, 그리고 영국 에섹스 강 하구가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소금 하나에서 지구의 지형학, 제조 철학, 브랜드 헤리티지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1장. 소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소금을 이해하는 첫 번째 좌표는 제조 방식입니다. 세상의 모든 소금은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집니.. 2026. 6. 26.
[편의점 서가] 데킬라 — 2,000년 전 아가베가 빚은 술, 할리스코의 영혼 [편의점 서가] 데킬라 — 2,000년 전 아가베가 빚은 술, 할리스코의 영혼 안녕하세요, 이안 박입니다. 오늘 오전 10시, 대한민국이 과달라하라에서 멕시코와 맞붙습니다. 오십보에서 다룬 대로, 과달라하라는 아랍어 이름을 가진 도시이자, 2,000년 전 동심원 피라미드를 세운 문명의 땅입니다. 그리고 그 땅에서 자라는 식물 하나가 오늘 편의점 서가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블루 아가베(Blue Agave). 이 식물이 없었다면 데킬라도 없었고, 데킬라가 없었다면 마가리타도 없었고, 마가리타가 없었다면 오늘 전 세계 편의점 냉장고 한 칸을 차지하는 이 유리병들도 없었습니다. 경기를 앞두고, 데킬라 한 잔 앞에 두고 그 긴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1장. 기원전 300년 — 고대인이 먼저 알아본 .. 2026.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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