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편의점 서가31 [편의점 서가] 빙그레 꽃게랑 — 집게발이 연 스낵의 짠맛 미학 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 진열대 앞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꽃게 일러스트가 그려진 봉지. 양 집게발을 번쩍 들고 있는 그 친숙한 모양. 그리고 1986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리를 비운 적 없는 이름, 꽃게랑.지난 편에서 다룬 농심 새우깡이 반세기 넘게 바다의 맛을 봉지에 담아왔다면, 꽃게랑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새우깡이 한국 스낵 역사의 정통 왕좌를 지켜왔다면, 꽃게랑은 러시아까지 건너가 '끄랍칩스'라는 이름으로 현지 국민과자가 되는 예상치 못한 여정을 걸었습니다. 왜 꽃게랑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편의점 과자 코너에 당당히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요. 오늘은 집게발 하나에 담긴 40년의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1967년, 아이스크림 공장에.. 2026. 5. 17. [편의점 서가] 트와이닝(Twinings) — 스트랜드 216번지에서 320년을 우려낸 브랜드 [편의점 서가] 트와이닝(Twinings) — 스트랜드 216번지에서 320년을 우려낸 브랜드안녕하세요.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편의점 음료 냉장고 한 칸.혹은 마트 차 코너의 노란 종이 상자 하나.오늘은 그 상자 안에 320년의 시간이 들어 있다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트와이닝 Twinings.우리는 얼 그레이 티백 한 장을 아무 생각 없이 뜯습니다. 그러나 그 얇은 봉지 안에는 1706년 런던 스트랜드 거리, 영국 수상의 이름,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해안의 베르가못, 그리고 320년 가까이 같은 장소를 지켜온 한 가게의 기억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지난 편에서 다룬 국순당 백세주가 시간을 발효로 축적한 브랜드였다면, 트와이닝은 시간을 우려냄으로써 축적한 브랜드입니다.오늘은 이 한 잔을 .. 2026. 5. 11. [편의점 서가] 국순당 백세주 — 약주(藥酒)라는 이름을 선택한 철학, 그리고 박봉담이 지킨 것들 [편의점 서가] 국순당 백세주 — 약주(藥酒)라는 이름을 선택한 철학, 그리고 박봉담이 지킨 것들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 냉장 코너 한켠에 조용히 놓인 갈색 병 하나에서 시작합니다.백세주(百歲酒). 이름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선언입니다. 지난 편에서 새우깡이 "변하지 않기 위해 변했다"는 역설을 이야기했다면, 오늘의 백세주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변화하려 했으나 변화에 실패했고, 그 실패의 기록 위에서 다시 헤리티지를 쌓아 올리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오히려 그 궤적이 더 솔직하고, 그래서 더 깊이 읽을 만합니다.배상면이라는 이름, 그리고 하나의 집착국순당의 이야기는 창업주 배상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조선의 전통주 제조는 사실상 단절되었습니.. 2026. 5. 10. [편의점 서가] 농심 새우깡 — 반세기 넘게 변하지 않은 봉지 속 바다의 경제학 [편의점 서가] 농심 새우깡 — 반세기 넘게 변하지 않은 봉지 속 바다의 경제학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에서 과자 한 봉지를 집어 들었습니다.주황빛 봉지. 생새우 일러스트. 그리고 반세기를 훌쩍 넘겨 살아남은 이름, 새우깡. 지난 편에서 다룬 파텍 필립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 무브먼트로 “이 시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을 브랜드로 삼았다면, 농심 새우깡은 정반대의 질문으로 반세기를 버텼습니다. “이 과자를 먹어보지 않은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복잡성으로 가치를 증명한 파텍과, 단순함으로 반세기를 살아남은 새우깡. 오늘은 이 정반대의 철학이 만들어낸 각각의 헤리티지를 브랜드 서재의 시선으로 함께 읽어보겠습니다.1971년, 한국 .. 2026. 5. 9. [편의점 서가] 모나미 153 볼펜 — 15원짜리 플라스틱이 써 내려간 육각의 기하학 [편의점 서가] 모나미 153 볼펜 — 15원짜리 플라스틱이 써 내려간 육각의 기하학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어제 우리는 **몽블랑 — 만년필에서 피어난 하얀 별, 4810미터 높이의 럭셔리 제국**을 함께 읽었습니다. 18K 금 펜촉, 이리듐 처리, 알프스 최고봉의 이름. 쓰는 행위를 가장 고귀한 의례로 만든 브랜드였습니다. 오늘은 정반대의 자리로 이동합니다. 편의점 계산대 옆 문구 코너, 투명한 플라스틱 통 안에 수십 자루씩 꽂혀 있는 그 볼펜. 모나미 153입니다. 몽블랑이 "이 서명은 영원히 남는다"고 말한다면, 모나미는 "그냥 써. 지금 당장"이라고 말합니다. 같은 '쓰는 행위’를 두고 이토록 다른 철학을 가진 두 브랜드가 공존한다는 사실이, 오늘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 2026. 5. 7. [편의점 서가] 자일리톨과 껌의 150년 제국사 — 치클에서 핀란드 자작나무까지, 질문을 바꾼 브랜드의 구원 [편의점 서가] 자일리톨과 껌의 150년 제국사 — 치클에서 핀란드 자작나무까지, 질문을 바꾼 브랜드의 구원안녕하세요, 브랜드 헤리티지 연구자 이안 박입니다. 오늘은 편의점 계산대 앞, 가장 아래칸으로 조용히 밀려난 한때의 제왕을 만나보려 합니다. 화려한 젤리와 민트 캔디들 사이에서 겸손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껌’입니다. 한때 노란 쥬시후레쉬, 초록 스피아민트, 하얀 후레쉬민트가 지배하던 그 자리에는 이제 '자일리톨’이라는 핀란드 자작나무의 이름을 단 작은 통들이 놓여 있습니다. 어떻게 5,000년 인류 문명과 함께해온 '씹는 행위’가 21세기에 이르러 완전히 다른 언어로 말하게 되었을까요? 그 놀라운 브랜드 전환의 역사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치클에서 리글리 제국까지 — 씹는 행위의 5,000년사껌의.. 2026. 5. 6. 이전 1 2 3 4 5 6 다음 반응형